2006년 03월 21일
[영화] 라쇼몽 羅生門
# 문체상 경어는 생략했습니다.
## 학교 수업시간 과제물로 작성한 글이다보니 좀 거시기 합니다. 넓은 마음으로 봐주세효(하지마)
───────────────────────────
라쇼몽 羅生門
────────────────────────[DVD]
production : 유니원
director : 구로사와 아키라
actor/actress : 미후네 도시로 / 모시 마사유키 / 교 마치코
place : 학교 멀티미디어 열람실
price : free (등록금 모두 뽑아주마)
actor/actress : 미후네 도시로 / 모시 마사유키 / 교 마치코
place : 학교 멀티미디어 열람실
price : free (등록금 모두 뽑아주마)
──────────────────────────────────
□ 이 글에는 전반적인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읽기 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십시오.
읽기 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십시오.
20자평 : 흑백의 화면 속에서 컬러보다 생생한 인간군상을 만나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은 무엇인가
일본을 넘어 세계 영화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구로사와 아키라는 영화 [라쇼몽]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을 우리에게 던진다.
전란과 재해가 끊이지 않는 헤이안 시대. 억수같은 비가 내리던 날에, 무너져가는 라생문(羅生門/라쇼몽)의 처마 밑으로 비를 피해 들어온 나그네는 먼저 자리 잡고 있던 두 사람 - 승려와 나무꾼 - 에게서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모르겠어. 뭔가 뭔지 모르겠어.”
그들의 허탈한 표정과 알 수 없는 말에 호기심이 동한 나그네는 그 둘을 채근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건은 산에서 시체를 발견한 나무꾼의 이야기로부터 재구성된다. 최초의 목격자인 나무꾼과, 남자가 살해당하기 전 마주쳤던 승려는 관아에 불려갔다가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 - 도적 다조마루, 죽은 남자, 그리고 그의 아내의 증언을 듣게 된다. 문제는 그들이 전하는 진실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모르겠어. 뭔가 뭔지 모르겠어.”
그들의 허탈한 표정과 알 수 없는 말에 호기심이 동한 나그네는 그 둘을 채근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건은 산에서 시체를 발견한 나무꾼의 이야기로부터 재구성된다. 최초의 목격자인 나무꾼과, 남자가 살해당하기 전 마주쳤던 승려는 관아에 불려갔다가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 - 도적 다조마루, 죽은 남자, 그리고 그의 아내의 증언을 듣게 된다. 문제는 그들이 전하는 진실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사람은 자신의 신념을 정당화하기 위해, 명예를 지키기 위해, 혹은 제 안위를 위해 자신만의 진실을 만들어낸다. [라쇼몽]의 증인들은 따로따로 관아의 관리(=관객)에게 사건의 정황을 설명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제각기 따로’라는 점이다. 즉, 그들은 자신이 유일한 증인이라고 알고 있다. 다조마루는 말을 훔쳐 도망가고, 아내는 어디론가 도망쳐 숨었으며, 남자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진실을 아는 사람이 자기 밖에 없다는 생각에 그들은 거짓 증언을 한다. 하지만 시냇물을 먹고 배탈이 난 다조마루는 관아에 잡혀왔으며, 여인은 숲 속의 사찰에 숨어있다 발견됐고, 죽은 남자 역시 무당의 입을 통해 진술을 한다. 이런 시점에서 관객은 나무꾼, 승려와 마찬가지로 혼란에 빠진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에 밝혀지는 나무꾼의 진실은 앞선 세 명의 진실을 전부 거짓으로 일축하고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지만, 나그네의 말대로 그 역시 또 하나의 거짓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세상에서 무엇을 믿을 수 있을까.
나는 서로 다른 진술을 했던 이들 - 도적 다조마루, 죽은 남편과 아내, 그리고 나무꾼 - 을 분석하기 보다는 그런 모순되고 거짓된 현실을 사람들이 수용하는 방식의 차이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우선 승려는 이상주의자다. 종교인이라는 이미지와는 별개로, 그는 인간의 본래적 선함을 믿고, 진실을 기대하고 스스로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런 이상주의자들은 자신의 믿음이 깨졌을 때 큰 대가를 치른다. 그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괴로워하고 인간 본성에 대한 회의와 불신에 사로잡힌다. 이상향을 기대하고 현실에 실망하는 그는, 투명하고 아름답지만 깨지기 쉬워 도저히 실생활에서는 써먹을 수 없는 그릇과도 같다.
나그네는 철저한 실리주의자다. 좋게 말하면 현실적인 인간이다. 그는 사람은 원래 모두 이기적인 존재이며,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변명을 늘어놓을 뿐 정직한 인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결국 자신만의 진실 혹은 이득을 위해 사는 것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그는, 거짓이 판치는 현실을 비판하거나, 그런 사람들을 비난하지도 않고, 자기 역시 그렇게 살아간다. 자신의 악한 행위를 애써 정당화하기보다는 ‘당신이 과연 다른 사람을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 라는 논리로 남들의 비난을 일축한다. 그 어떤 고뇌도, 이상과의 괴리도 없는 - 이상이 없기 때문에 - 편리한 인생이지만, 그런 그의 삶은 그저 ‘죽어가는 과정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나무꾼은 가장 인간적인 인물이다. 진실을 알고 있는 자신 앞에서 거짓을 진실인양 말한 다른 사람들 믿지 못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도 처음엔 ‘사건에 얽히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위증을 했고, 값비싼 여자의 단도는 몰래 가져다 판 나약하고 믿을 수 없는 ‘마찬가지의’ 인간이었다. 버려진 아기의 옷을 훔쳐 가져가는 나그네에게 ‘악마 같은 놈’이라고 비난하지만 나그네의 말처럼 ‘남을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 고 따진다면 그저 고개 숙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렇기 때문에 나무꾼은 가장 인간적이다. 승려처럼 자신만이 깨끗한 채 세상의 모순에 좌절하지도, 나그네처럼 뒤틀린 세상에 순응하고 죄의식 없이 살아가지도 않는다. 거짓을 말하면서도 진실을 찾고, 물질에 현혹되면서도 어린 생명을 살리고, 남의 잘못을 비난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에 부끄러워한다. 이런 모순된 나무꾼의 모습에서 나는 인간을 본다.
고결한 이상은 부서지기 쉽다.
시류에 편승해 비판 없이 살아간다면 삶의 가치를 볼 수 없다.
자꾸만 멀어져가는 이상을 잡고자 하지만 그때마다 자신의 더러운 손이 부끄러워 차마 잡지 못하고 놓쳐버린다. 그럴 때면 바지춤에 두 손을 슥슥 문지르고는 다시금 쫓아간다. 이것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 나무꾼의 말처럼 인간은 정말 “뭔가 뭔지 모르겠는” 존재다. 초라하고, 치사하고, 더럽고, 가증스럽고, 뻔뻔하고, 부끄럽고, 추하고, 어리석지만, 한편으로는 위대하고, 고결하고, 성스럽고, 희생적이고, 현명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 존재다. 선(善)과 악(惡)이, 미(美)와 추(醜)가 뒤섞인 모순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은, 그래서 가장 인간답다.
시류에 편승해 비판 없이 살아간다면 삶의 가치를 볼 수 없다.
자꾸만 멀어져가는 이상을 잡고자 하지만 그때마다 자신의 더러운 손이 부끄러워 차마 잡지 못하고 놓쳐버린다. 그럴 때면 바지춤에 두 손을 슥슥 문지르고는 다시금 쫓아간다. 이것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 나무꾼의 말처럼 인간은 정말 “뭔가 뭔지 모르겠는” 존재다. 초라하고, 치사하고, 더럽고, 가증스럽고, 뻔뻔하고, 부끄럽고, 추하고, 어리석지만, 한편으로는 위대하고, 고결하고, 성스럽고, 희생적이고, 현명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 존재다. 선(善)과 악(惡)이, 미(美)와 추(醜)가 뒤섞인 모순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은, 그래서 가장 인간답다.
감독이 영화 [라쇼몽]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사실 다른 것인데, 내가 영화를 멋대로 해석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때론 엉뚱한 생각을 하는 쪽도 재미있으니까, 구로사와 아키라 영감님도 그저 별난 녀석이구나 하고 웃어넘겨주시길 바랄 뿐이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빗속에서, 더러운 흙탕물에서 뒹굴며 살아간다.
하지만 언젠가 비는 그치고, 또 내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언젠가 비는 그치고, 또 내리기 마련이다.
──────────────────────────────────────────
2006. 3. 21
[소비전대 ~Mad Tea Party] all rights reserved.
2006. 3. 21
[소비전대 ~Mad Tea Party] all rights reserved.
# by | 2006/03/21 12:20 | 컬쳐 캘린더 | 트랙백 | 덧글(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었는데요. ^^
Kenshiro형님/ 옙! 오마쥬랄까..라는 [7인의 건맨]도 보고 싶더군요.
Mr.Lee군/ 아니 아니, 소설 라쇼몽에서는 도입부만 따온 것이구 내용 자체는 [덤불(숲) 속으로]라는 아쿠가타와의 단편소설에서 가져온 걸로 들었어.
있는 거대 영화와는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뒹구는 이야기를 참 잘 만들었죠
보고 있으면 (돈이 없는걸 어떻게 자슥들아!!)라는 절규와 혼이 느껴지기도... (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