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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 소비넷 복원 사업 no.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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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MOV]

production : Dreamworks
director : 스티븐 스필버그
actor/actress : 톰 크루즈 / 다코타 패닝 / 팀 로빈스
place : 용산 CGV 6관
price : 8000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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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는 전반적인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읽기 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십시오.

□ 명백한 스포일러 부분은이렇게# 로 처리했습니다. 드래그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20자평 : 크지만 작고, 놀랍지만 진부하며, 해피엔딩이지만 찜찜하다
 
지구 최후의 전쟁은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지 않는다.
멋지고 비장하며 영화를 단번에 설명해주는 문구입니다. 박수라도 쳐주고 싶지만 '최후'라는 표현은 조금.. 최후의 전쟁이라고 해놓고 또 벌일 것 같아서요. 뭐 어쨋든,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와 멋진 남자 톰 크루즈가 만나 만든 [우주전쟁]. 제작비 1억 3천만 달러의 블록버스터에 이 두 사람의 이름까지 나온 마당에 - 무엇을 망설이겠습니까.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감상 중..]

[인디펜던스 데이]와 [투머로우]를 적절히 섞어놓았다는 것이 첫인상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독일 출신의 블록버스터 '전용'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작품이군요. (기억이 흐릿해서, [인디펜던스 데이] 감독이 맞는지 틀린지 헷갈립니다) 이제 막 자리잡고 있는 신예(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젊은) 감독과 평생 영화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베테랑 스필버그 감독을 비교하는 것은 좀 결례가 될 수 있겠습니다만 - 전 영화를 보는 내내 그 결례를 해야만 했습니다.
 
외계인 침공이라는, 감도 안잡히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대재난. 압도적인 기술 문명로 만들어진 파괴 무기와 의복 문명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몰개성적인 외계인들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류. 도대체 팬티 한장 안걸친 풍기문란 말종 외계인들에게 왜 당해야 하는지는 넘어가고 - 여기까지가 [인디펜던스 데이].
재해에 휩쓸려 헤어진 가족. 남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 시대의 아버지. 주인공은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왔던 때만큼이나 '저절로' 해결되는 재해. 그리고.. 극적인 가족상봉 앞에 마음을 열게된 아버지와 반항아 아들. (여기서 눈물) 여기까지가 [투머로우].

재해 영화라는 장르 - 어쩔 수 없이 따르게되는 공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필버그의 할아버지가 만들었다고해도 재해 영화라는 모양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공식을 따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전 다른 누구도 아닌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를 봤고, 이제까지의 공식을 뛰어넘는 작품을 기대했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유명한 원작이 있고  그 원작의 이미지는 이미 수많은 영화 속에서 비슷하게 혹은 똑같게 차용되어 왔음을 알면서도 그래도, '그래도 스필버그니까.' 라고 멋대로 기대해버렸습니다.
 
외계인이라면 죄다 깡패같은 신체 강탈자 밖에 없다고 생각하던 때에 [미지와의 조우], [ET]로 그들을 친구로 만들어 준 건 스필버그였습니다. 있지도 않은 공룡을 살아 숨쉬게 만든 것 역시 그였습니다. 전쟁 영화에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감을 부여해 영웅들의 총싸움이 아닌 피비린내나는 전장을 보여준 것 역시 그였고, SF에 느와르적 감성을 담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만든 것도 그였습니다. 컬러의 시대에 흑백 영화 한 편으로 아카데미를 거머쥔 이 감독은 언제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전 [우주전쟁]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우주전쟁]은 잘 만든 SF 재난 영화입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느낌을 갖고 극장을 나서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과연 이 영화는 단순히 관객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것일까, 혹은 이제까지 그의 영화들처럼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의 만족을 줬기에 100%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닐까. 쉽게 판단하기가 힘듭니다.
 
[우주전쟁]은 뭔가 다릅니다.
 
재난 영화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지적 시점 대신 한 가족, 그 중에서도 한 가장(家長)의 눈높이에 맞춰 보여주는 방법을 택해 섬세하고 일상적인 시점을 보여주지만, 개인의 경험에 국한된 구성은 블록버스터의 스케일이라는 미덕까지 감소시키는 역효과도 가져왔습니다. 평범한 개인의 눈높이는 정보의 부족으로 연결되고 빈약한 정보는 '왜'라는 의문을 남기며 영화의 이야기를 '뜬금없다'고 느끼게 합니다. (말도 안되는 헐리우드식 이론을 듣는 것도 괴롭지만, 영화 보는 내내 주인공과 함께 어리둥절한 상태로 머무는 것도 괴로운 일입니다)
 
또 아-주 오래되고 아-주 유명한 원작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이미 수많은 영화 속에 앞서 차용된 바 있는 이미지들을 재생산하는 것에 그친 것은 스필버그 영화의 테이스트인 '상상력'을 빠진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물론 오리지널 작품과 원작의 영화화 작품이 엄연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되겠지만. 지상 최강의 액션 에이전트 이단 헌트(미션 임파서블)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시민 아버지(우주전쟁) 역할을 겸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배우 톰 크루즈와 나이는 신인, 연기력은 공로상감인 다코타 패닝의 귀엽고도 신들린 연기는 단연코 훌륭합니다만 둘의 연기로 커버하기엔 영화가 너무나도 컸습니다. 주변 인물들 모두 재난의 주변에서 이리 저리 치이는 평범한 시민들인지라 관객들까지도 이야기의 중심이 아닌 주변으로 밀려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쉬운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좋게 말하면 정형화된 공식, 나쁘게 말하면 거기서 거기인 플롯을 벗어난 점과 감독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호러 영화 뺨치는) 연출 - 외계인의 뱀머리 캠 장면, 살인광선에 재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옷가지가 눈 처럼 나풀나풀 떨어지는 장면 등 - 과 여타 블록버스터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대규모의 재난 장면 등은 관객들을 충분히 만족시켜 줍니다.
 
위에서 썼듯 제가 이 [우주전쟁]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 이유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재미 때문일지 기대했던 방향과 달랐기 때문에 느낄 수 없었던 것인지 -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방향이든 본 사람이 '재미를 느껴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우주전쟁]은 약간 아쉬운 작품입니다. 정말로 재미있는 영화라면, 제목만 보고 액션인 줄 알았다가 알고보니 로맨틱 코미디여도 어쨋든 재밌게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 라고 생각합니다. (로맨틱 코미디라면 질색팔색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스필버그 감독의 감동적인 메시지 - 가족애, 생명의 위대함 기타 등등 - 를 보며 감동하기보단 피식- 하고  코웃음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ET]를 보면서 외계인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순진한 생각보다는 스트레스 해소용  영화로서의 효용성을 따지게 된 제가, 과연 어른이 된건지 그저 더이상 어린아이가 아니게 된건지 모르겠습니다.

덧> 인간들을 잡아 소쿠리(?)에 담는 삼발이 로봇말입니다. 보면서 '넝마주이같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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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8. 08

[소비전대 ~Mad Tea Party] all rights reserved.

by Charlie | 2006/09/03 02:00 | 컬쳐 캘린더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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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esism at 2006/09/04 16:21
이 영화 보며 너무 무서워서 무릎을 붙인채로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극장이었어요 -_-
라스트를 많은 사람이 지적하던데, 제가 아는 분은 이 영화의 라스트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어요. 미군이 외계인을 물리치고 뭔가 성대하게 끝났다면 그게 더 허무했을거라며.
Commented by NONAME at 2006/09/04 17:04
'전혀 해피엔딩이 아니었지요... [뭔가 이상한], [결코 있을 수 없는]상황이 너무나 당당히,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타나버린 것이 뭔가 굉장히 수상한 느낌이 드는 엔딩입니다. 이게 현실이기는 한 건가...하고. 그리고는 그 장면에서 주인공은 완전히 배제되어야 하는-에에, 자세히 말하면 일단은 스포일러. 어쨌든, 이건 가족애를 강조한 엔딩이라고는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제가 했었는지, 어디서 들었던 것인지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문장 구조가 어리둥절함).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9/05 00:05
sesism님/ 무릎은 왜...아무튼, 블럭버스터답지 않은 영화였죠. :-)

NONAME형님/ 수상한 엔딩이죠. 찜찜한 엔딩이구요.
Commented by SEGAKUN at 2006/09/06 13:32
꽤나 섬찟한 영화였습니다. 그나저나 그 엔딩은 대체...on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9/07 00:04
SEGAKUN님/ 원작에 충실한 엔딩이니까..하고 넘어가기엔 '블록버스터 스펙타클'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엔딩이지요. :-)
Commented by Aussie_Mel at 2006/11/04 22:44
엔딩이 기억이 안나.....나도 엄청 찝찝하고.. 기분 나빴는데.... 실망도 하고.
근데 엔딩이 기억이 안나..-ㅁ-/
Commented by Charlie at 2006/11/05 01:57
Aussie_Mel누님/ 흐흐흐- 기억 안나는 것이 도리여 좋은 엔딩이죠 ^^;;
'덧글 올리기'버튼을 연타하신 것 같아서(동일리플 여러개) 몇 개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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