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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부 빼고 다 열심인 찰리입니다


포스팅 제목은 어머니께 오늘 들은 충격적인 얘기(를 몹시 순화시킨 버젼).
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에스프레소(주1)와 드립 커피(주2)를 만들 수 있는 드롱기(DeLonghi)社의 BCO 255 모델을 구매하셨습니다. 원래 어머니께선 옅게 내린 드립 커피를 좋아하시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에스프레소는 제 차지. 예전에 모카포트(주3)로 만들어 먹어본 적은 있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은 처음이라 메뉴얼을 일단 정독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집에 있던 스타벅스 프렌치 로스트(주4) 원두를 핸드 믹서에 갈아 바로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봤습니다.

...뭐지, 이 밍밍한 커피색 물은. OTL

원두가 너무 굵게 분쇄됐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핸드 믹서로는 분쇄 정도에 한계가 있고, 매번 꺼내서 갈고 청소 및 정리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귀찮았기 때문에 돈으로 발랐습니 원두 전용 그라인더 - 돈이 없으니까 핸드밀(수동 원두 그라인더)을 구매했습니다(주5). 구매 모델은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칼리타(カリタ)社의 KH-3 핸드밀로 가격은 26,000원(커피 전문 쇼핑몰 커피홀릭에서의 판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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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에스프레소(Espresso) : Espresso는 이탈리어어로 '빠르다'는 뜻으로 30초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에 추출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일리카페(illycafe) 회장 안드레아 일리(Andrea Illy)씨의 말에 따르면 에스프레소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커피원두 50 개를 분쇄해 얻어지는 7 g의 커피가루에 섭씨 90 도 이상의 물을 9 기압의 압력을 가해 30 초 동안 추출한 30 ㎤ 분량의 커피로, 당질, 유기산, 단백질, 카페인 등이 녹아있는 추출액 위에 미세한 기름 방울이 유화상태로 거품층을 이루고 있는 음료다. 양은 적으면서 맛과 향, 바디(입안에서 느껴지는 존재감)는 강렬해야 한다.
주2) 드립 커피(Drip coffee) : 뜨거운 물을 커피가루에 부어 자연적인 중력에 의해 커피액을 추출해내는 방식.

주3) 모카포트(Moka pot) : 에스프레소 커피를 추출해낼 수 있는 주전자. (우측 상단 이미지, 출처 : wikipedia) B에 커피가루를 채우고, A에 적당량의 물을 채운 뒤 불에 올리면, 발생한 수증기의 압력으로 에스프레소가 만들어져 C에 고이게 됩니다.

주4) 프렌치 로스트(French roast) : 커피콩(생두)을 볶는 정도(배전도, Roasting Grade) 중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볶은 것을 의미합니다.  배전도가 낮은(약배전) 정도에서 높은(강배전) 순으로 정리해보면 라이트(Light) < 시나몬(Cinnamon) < 미디엄(Medium) < 하이(High) < 시티(City) < 풀시티(Full City) < 프렌치(French) < 이탈리안(Italian) 입니다. 에스프레소용으로는 프렌치 로스트 ~ 이탈리안 로스트 정도가 쓰인다고 합니다.

주5) 핸드밀을 사는 기타 이유 :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타벅스 같은 커피 전문점의 기계를 이용해 일정한 크기의 입자로 분쇄하는 것입니다. 한가한 시간에 원두를 싸들고 가서 (용도에 맞춰) 갈아달라고 하면 잘 갈아줍니다. 그런데 커피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서는 원두를 분쇄하고 나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커피를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때 마실 만큼만 갈아서 쓰기 편한 핸드밀을 사는 것이죠.



그리고 오늘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한글로 된 간략한 설명서와 함께 메시지 카드가 동봉. 갓 볶은 인도네시아산 만델링(Mandheling) 원두(주6)가 (소량이지만) 서비스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오오- 친절하다.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라바짜(LAVAZZA)의 에스프레소잔도 함께 주문했습니다. 컵받침 포함, 2 pcs.에 14,000원....비싸;;; 집에 에스프레소잔이 없어서 가뜩이나 밍밍한 커피를 밥공기에 내려 먹었더니 왠지 숭늉 먹는 기분이 나서요(...).
아무튼 최대한 곱게 갈아지도록 나사를 조절하고, 냅다 갈았습니다. 또 갈았습니다. 계속 갈았습니다. 하염없이 갈았습니다. 의외로 가는 것 자체는 그다지 많은 힘을 필요로 하진 않았습니다만, 일단 간다는 행위 자체가 무척 하염없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참, 핸드밀을 처음 사용하기 전에 쌀이나 볶은지 오래되고 안아까운 싸구려 원두를 갈아주면 청소가 됩니다. 이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여하튼 곱게 갈아진 원두를(오오 곱다 오오) 커피 필터에 넣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포함된 스푼 겸용 탬(주6)로 꾹 눌러 다져줍니다. 그리고 내렸더니... 어머나 세상에. 어머니, 에스프레소예요! 크레마(주7)는 별로 (거의) 없지만 그래도 먹을만한 에스프레소라구요!
하염없이 커피를 갈아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있는 절 보고 계시던 어머니께서 한 말씀 던지십니다. 

"...네가 지금 커피나 만들고 있을 때냐?" 

...아니죠(...).

이상 공부 빼고 다 열심인 찰리의 에스프레소 시음기였습니다. 이제 닥치고 공부.
(사실 이 포스팅 쓰다가 한 번 더 욕 먹었...)


덧) 혹시 삼천 덧글 이벤트 당첨자이신 키리에님(TERRA incognita)의 소재를 알고 계신 분 계신가요? 오늘 보니 키리에님의 블로그가 없는 것으로 나와서 연락이 닿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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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 만델링 원두 :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Coffee Arabica) - 카티모르(Catimor)종. 자세한 정보는 여기 혹은 여기.

주6) 탬퍼(Tamper) : 분쇄된 원두를 필터에 채우고 눌러서 다져주기(Tamping) 위한 도구. 무지하게 단순한 기능을 수행하는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에스프레소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모든 주변 상품이 그렇듯 무지하게 비싼 탬퍼도 존재.

주7) 크레마(Crema) : 에스프레소를 추출했을 때, 에스프레소 위에 형성되는 적갈색의 거품층. 원두에 포함되어 있는 지용성 성분이 높은 압력으로 추출되는 과정에서 유체화, 미세한 거품(크림)의 형태로 크레마가 만들어집니다. 크레마의 형성은 원두의 신선도, 분쇄 정도, 추출 시간과 온도, 압력 등의 다양한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초보 중의 초보인 제가 만족할만한 크레마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관련 웹문서 링크
아라비카의 품종
일리카페(illycafe) 안드레아 일리 회장과의 인터뷰
크레마 만들기 팁 no.1
크레마 만들기 팁 no.2
Cream, a sign of Good Espresso or a simptom of Bad Espresso
간단한 에스프레소 레시피(from 드롱기 마그니피카 홈페이지)

by Charlie | 2008/03/03 22:37 | 소비전대 활동사항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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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3/04 00: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3/04 00:40
비공개님/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주소를 바꾸신 모양입니다.
어떤 이유로 바꾸신지는 모르겠지만, 필시 어떤 사정이 있을테니 기다릴 생각입니다.
아무튼 궁금했던 점에 대해 알려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크레마 지못미(...). 탬퍼로 눌렀지만 제가 아직 초보라 어느 정도 눌러야할지 감을 못 잡았거든요. 게다가 원두의 신선도도 문제가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얻은 만델링을 써보고도 문제가 된다면 다른 원인을 생각해봐야겠네요.
Commented by 키리에 at 2008/03/04 00:44
아앗 죄송합니다!;; 사정상 주소를 바꿨는데 다른분들은 잘 찾아오시길래 그냥 연결되는줄 알고;; 지금 아이디로 클릭하시면 연결돼요~ 태그가 참 ㅋㅋㅋ
Commented by 키리에 at 2008/03/04 00:53
그나저나 커피머신 사셨군요. 저도 가정용 에스프레소머신을 간절히 꿈꿨는데 우유 안타면 못먹기땜에 다이어트에 몹시 방해가 되는고로 포기했었어요. 근데 드립도 된다니 멋져요 ;ㅁ; !! 핸드밀이 귀찮긴 하지만 모양도 예쁘고 왠지 로망이라 좋잖아요.ㅋㅋ 커피 맛있게 드세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3/04 01:01
키리에님/ 아, 감사합니다. 전 열심히 찾질 않아서(...어이). 키리에님 덧글을 보고 혹시나 해서 블로그 이름으로 검색해보니 나오는군요;;;

전 그냥 먹자는 주의라서 에스프레소 그대로 먹습니다. 그런데 지금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상하게 저희 집 모델만 에스프레소가 잘 안뽑힌다고 하는군요(...). 이것이 콤보 모델의 한계인가!!
Commented by vanilla at 2008/03/04 09:35
공부압박이 계속되면 바리스타도 되겠구나 ㅋㅋ 하여간 에스프레소 뽑을 수 있다니 멋진걸...오오...+_+
Commented by dARTH jADE at 2008/03/04 09:59
아- 귀여워요.
Commented by sesism at 2008/03/04 15:46
아아 저는 마트에서 인터넷으로 물건 주문할 때 사무실에서 마실 원두커피도 같이 주문했는데, 혹시나 설마 했는데 역시나 진짜로 내려먹는 커피가 왔어요. 제발 그냥 물에 타먹는 거였으면 했는데 흑흑. 그래서 5천원짜리 커피를 사고 1~2만원의 미니 드리퍼를 사야하는 지경입니다.
커피 맛나겠어요! 맛있게 드세요 +_+
Commented by Amelie at 2008/03/05 00:02
템퍼가 있으시다면 온힘을 다해서 꾸욱 눌러주시면 됩니다.
그래야 풍성한 크레마가 나오죠! *_*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3/06 01:27
vanilla누나/ 공부의 압박 > 딴 짓 ...왠지 슬퍼요;;;

dARTH jADE님/ 안녕하세요 :-) 혹시 제가 귀엽다는 그런 말씀이신지...(야 인마)

sesism님/ 배보다 배꼽이 큰 형국이로군요!;;; 미니 드리퍼 사신 김에 더 맛나는 커피 즐기시길 바랍니다. :-)

Amelie님/ 15~20 kg 정도의 힘으로 2 회에 걸쳐 누르라고 봤는데, 도통 감이 안잡히네요. ;ㅂ;) 아직 실패와 수련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dARTH jADE at 2008/03/06 17:39
네, 안녕하세요. / 빙고! (잉?)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3/07 01:41
-///-)

언젠가 '킹탑' 트랙백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온국민이 킹탑을 세우는 그 날까지!
Commented by dARTH jADE at 2008/03/07 09:29
오오 기대하겠습니다 !
Commented by NONAME at 2008/03/09 10:15
에스프레소 머신도 사기는 사야 하는데...역시 가난한 만인의 동반자 카리타 핸드밀이군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3/10 00:09
NONAME형/ 가난하면 선택지가 좁아지지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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