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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도의 기준, 영화 한 편 다운 받는 시간 by Charlie


LG전자에서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핵심 부품 - LTE 방식 단말기용 모뎀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LTE(Long Term Evolution)는 영상통화로 대표되는 3세대(3G, WCDMA) 기술보다 진일보한 4세대(4G) 기술로, 삼성이 주도해서 만든 '와이브로 에볼루션' 방식과 함께 세계 모바일 업계를 이끌 차세대 기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 4G 모바일 기기의 핵심 부품을 처음으로 개발했으니(간단히 말해, LG전자 우왕ㅊㅋ염) 확실히 뉴스거리가 됩니다.

그래서 상당수의 일간 신문들이 1면에 이와 관련된 기사를 실었습니다.
문제는, 기사 속에서 이 LTE 모뎀칩의 성능 - 전송 속도를 언급하면서 그 기준으로 꼭 '영화 한 편 다운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구글 뉴스를 통해 우리나라 언론에서 어떤 식으로 기사를 썼는지 찾아봤습니다. '4세대'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구글 뉴스에서 한 타래로 엮인 기사는 총 87 꼭지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는 2008년 12월 9일 혹은 10일자로 보도됐기 때문에, 날짜를 별도로 명기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 ────────────────────────────
LG "삼성 나와라, 붙어보자"
4세대 통신 'LTE 칩' 세계최초 개발… 삼성의 '와이브로'와 정면승부
영화 1편 1분만에 다운로드… 퀄컴과 로열티 협상도 유리
삼성과 뜨거운 대결 예고… 현재까진 '와이브로'가 앞서


[중앙일보] ────────────────────────────
영화 한 편 1분에 다운 … 4세대 이통 LTE칩 개발
LG전자 세계 최초로 … 기존 통신망 활용 가능
이미 상용화한 삼성 와이브로와 주도권 경쟁


[동아일보] ────────────────────────────
LG전자, 4세대 이동통신 'LTE 모뎀칩' 세계 첫 개발
700MB 영화 한편 1분내 다운로드

[한겨례] ────────────────────────────
4세대 ‘이통 단말기 모뎀칩’ 엘지전자 세계 최초 개발 
(기사 본문 중) 
이를 이용하면 7천만바이트짜리 영화 한편을 휴대전화로 내려받는데 1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엘지전자는 이날 고화질(HD) 영화 4편을 동시에 받아 실시간으로 단말기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모습을 시연했다.

[경향신문] ────────────────────────────
4세대 이동통신 표준경쟁 불붙는다 
LG전자, 세계최초 LTE방식칩 개발
삼성전자 와이브로와 시장경쟁 예고

(기사 본문 중 : LTE와 와이브로 에볼루션을 비교하는 내용에 이어)
이는 기존 와이브로보다 4배 이상 빠르고,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에 비해 10배 이상 처리속도가 개선된 것으로 MP3 음악파일 1곡(4MB)을 0.2초 만에, 700MB짜리 영화 1편을 37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성능이다.

[한국일보] ────────────────────────────
차세대 이동통신 '진검 승부'
삼성의 와이브로냐… LG의 LTE냐
LG, 영화 1편 1분에 내려받는 4세대 통신 칩 세계 첫 개발


[서울신문] ────────────────────────────
LG전자 4세대 휴대전화 칩 세계 첫 개발
영화 한편 1분에 다운로드 3세대보다 속도 5배 빨라
(기사 본문 중)
모뎀칩이 들어간 휴대전화로는 700메가바이트(MB)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데 1분이면 충분하다.

[세계일보] ────────────────────────────
LG전자, 4세대 이동통신 모뎀칩 첫 독자 개발
700MB 영화 1편 내려받기 1분도 안걸려

[매일경제] ────────────────────────────
퀄컴에 로열티 안주는 휴대폰 시대 열린다  
LG전자, 4G 이동통신용 LTE 칩셋
(기사 본문 중) 
LG전자가 휴대폰으로 700메가비트(Mb) 크기 영화 한 편을 1분 안에 내려받을 수 있는 4세대 이동통신 핵심기술(LTE 칩셋)을 독자 개발했다. 

LG전자, 영화 한편이 1분만에 휴대폰 속으로

4G 핵심기술 국산화


[한국경제] ────────────────────────────
휴대폰서 영화 한편 1분이면 다운로드

LG전자, LTE 모뎀칩개발

[머니투데이] ────────────────────────────
LG전자, 4세대 이동통신 닻 올리다
(기사 본문 중)
1원짜리 동전 크기의 LTE 단말 모뎀칩을 휴대전화에 장착하면,
700메가바이트짜리 영화 한 편을 1분 안에 내려 받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타임스] ────────────────────────────
3G HSDPA보다 5배 빠른 'LTE 단말칩'
LG 독자개발… 4G 단말시장 선점 기회
(기사 본문 중)
최대 하향 100Mbps, 상향 5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송수신해 휴대폰을 통해 영화 한편(700MB)을 1분 안에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는 3G 이동통신기술인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대비 5배 빠른 속도다.

[전자신문] ────────────────────────────
"LTE 단말용 모뎀 칩, 세계 최초 개발"
"영화 한 편(700MB) 다운로드하는 데 1분, MP3 파일은 0.3초면 끝."

[SBS 뉴스]  ────────────────────────────
LG전자, 세계 최초 4세대 이동통신 핵심칩 개발
(앵커 멘트 중)
휴대전화로 영화 한 편을 단 1분만에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YTN 뉴스] ────────────────────────────
4세대 휴대폰 핵심 칩 첫 개발...차세대 표준경쟁 선도
(앵커 멘트 중)
화상통화와 함께 HD급 고화질 영화 4편이 동시에 한 화면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700MB 짜리 영화 한 편을 휴대폰에서 내려받는 데 걸리는 데 시간은 단 1분. 상용화된 HSDPA보다 5배 빠른 속도입니다.



한줄평 : 잘 하는 짓이다(...).

물론 기사의 제목과 본문은 최대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하향 60 Mbps의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이런 식으로 쓰게 되면, IT 분야에 관심이 없는 독자는 그 '60 Mbps'라는 것이 얼마나 빠른지 감을 잡기 힘들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700 Mb 분량의 데이터를 1분 안에 다운 받을 수 있다는 문구는 독자의 이해를 돕고 성능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력 언론 모두가 굳이 '영화 한 편'이라는 표현을 넣을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표현 속에는 스트리밍 서비스나, PPV(pay per view) 서비스 등 공식적이고 적법한 루트까지 모두 포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망과 P2P 등을 통해 불법 다운로드, 저작권 침해 행위가 '범국민적인 차원에서' 행해지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를 고려해봤을 때 '영화 한 편 다운로드'라는 표현이 지니는 뉘앙스를 좋은 쪽으로 해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지난 9일, LG전자의 이동통신연구소(경기도 안양 소재)에서 열린 LTE 기술 시연 행사에서 보여준 성능 시연 내용도 '영화 한 편 다운로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시연 내용은 단말기를 통해 HD 영상 4 편을 동시에 스트리밍(실시간) 재생하면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 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기사에서 일률적으로 비슷한 내용을 적은 것을 보니, 모르긴 몰라도 현장에서 나눠준 홍보 자료에 "영화 한 편 다운로드에 단 1분"이라고 적혀 있었을 것 같습니다.


뭐랄까, 씁쓸하네요. 인터넷의 속도를 영화 한 편 다운로드 받는 시간으로 '설명'해야만 하는 현실이 말이죠.


덧글

  • ydhoney 2008/12/10 16:20 # 답글

    거 다른건 다 괜찮은데..7천만바이트는 대체 뭐냐는 -_-;
  • ArborDay 2008/12/10 18:33 # 답글

    하루이틀 얘기도 아니지만 볼때마다 거슬리죠? ^^
    그나저나 태그 너무 웃겨요.
  • Tama 2008/12/10 21:54 # 답글

    뭔가 기사들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나오는군요... 휴~
  • Frey 2008/12/10 21:57 # 답글

    저도 예전에 한 번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써본 적이 있었죠. 한숨만 나옵니다.
  • 타누키 2008/12/10 22:22 # 답글

    아직도 이런네요. 후우...
  • 2008/12/11 07:2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harlie 2008/12/15 21:56 # 답글

    * 덧글이 '겁나' 늦었군요!! 때려주세요;;;

    ydhoney님/ 멋진 표현입니다.

    ArborDay님/ ㅎㅎ 간만에 뵙네요. :-) 제 주변엔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Frey님/ 세상에, 저랑 똑같은 생각을!! 물론 저보다 훨씬 일목요연하게 쓰셨군요. :-)

    타누키님/ 아직도 입니다. 아직도. 아마 앞으로도;;;

    비공개님/ 내방, 그리고 링크에 감사드립니다. 정말이지, 제 스스로 세워둔 [되도 않은]™ '링크에 관한 자율 기준' 따위야 치워버리고 당장 링크 추가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실제로 마음'뿐'이라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라는 쪽으로 해석하시면 매우 곤란(...).

    ** '비공개'라는 단어에 '님'이란 접미사를 붙인다는 것이, 상당히 곤란하고도 무비판적인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관용적 혹은 기타 등등의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양해를 구합니다.
  • Muphy 2008/12/16 10:26 # 답글

    아니 굳이 따지자면 7억 바이트 아닌가요.. -ㅁ-;;;;
  • Charlie 2008/12/17 23:23 #

    그, 그렇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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