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 로그인  


QA 바톤 : 좀비영화

* Zikk군의 QA 바톤 : 사진 포스팅에서 트랙백합니다.
바톤 넘겨 받고 무려 2달 뒤에 포스팅! 점심도 안 먹고 포스팅합니다.

1. 최근에 생각하는 '좀비영화'
죽어도 죽지 않는, 영원불멸의 소재. 최초의 좀비물이라는 [화이트 좀비 White Zombie](1932)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 70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걸 보면, 좀비의 무시무시한 생명력(과 매력)을 실감하게 됩니다. 특히 좀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조지 A. 로메로 감독이 정립한 '좀비영화'의 특징은 지금까지도 계승되고 있습니다. 걸작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 (1968)에서 보여준 ⓐ 죽은 존재가 다시금 일어나 땅 위를 뛰지 않고 걷고 ⓑ 살아있는 인간의 살을 탐하며 ⓒ 물리면 좀비가 되는 방식으로 전염된다(번식한다)는 기본적인 공식은 물론이거니와 ⓓ 원인도 해결책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과 함께 ⓔ 고립된 생존자 집단 내부의 갈등 구조를 보여주는 다층적인 공포의 속성 역시 좀비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좀비영화가 매번 같은 공식만 답습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의 공식을 비틀고, 다양한 장르와의 이종교배를 시도하고, 새로운 메시지와 메타포를 가미하면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비에 젖는다고 경망스럽게 뛸소냐'라는 선배들의 고매한 선비정신은 어디에 갖다 버렸는지 냅다 뛰어다니는 신세대 좀비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전부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죽어도 죽지 않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영화'는 영화사(史)가 끝나는 날까지도 살아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좀비영화 우왕ㅋ굳ㅋ!


2. 이런 '좀비영화'는 감동!
좀비가 주인공인 영화. 몇몇 좀비영화를 보면 그저 좀비를 '걸어다니는 표적'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좀비를 그저 총알 한 방에 뼈와 살이 분리되는 고어만점/쾌감만점의 엑스트라 정도로 취급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랜드 오브 데드 Land of the Dead] (2005)의 완소 '빅대디'처럼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몽매한 인간들을 비웃어주시는 좀비 '주인공'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빅대디는 좋아합니다 -///-) 좀비라는 존재가 주는 공포감,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씩 '그들 중 하나'가 되어가는 상황이 주는 절망감, 극단적인 카니발리즘(식인)으로 극대화되는 (문화적) 거부감 등을 살려내지 못하고 그저 시체와 피바다로 일관하는 좀비영화는 많이 아쉽습니다. (쓰고보니 아래 항목 중에 '이런 좀비영화는 싫다'가 있군요;;) 그리고 CG 보다는 특수효과와 분장에 공을 들이는 영화가 좋습니다. (쓰고보니 아래 항목 중에 '좋아하는 좀비영화'가 있군요;;)


3. 직감적으로 '좀비영화'
사람 → 죽음 → 시체 → 좀비. 오늘의 인간은 내일의 좀비.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죠.


4. 좋아하는 '좀비영화'
위에서 언급한 ⓐ 좀비가 주인공인 영화 ⓑ CG 보다는 특수효과와 분장에 공을 들이는 영화라는 조건에 충실한 영화부터 꼽아보겠습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시체들의 새벽(이블헌터) Dawn of the Dead] (1978), [좀비오 Re-Animator] (1985) 정도가 되겠군요. 사실 이탈리아 고어 거장 루치오 풀치의 [좀비 2 Zombi 2] (1979)나 피터 잭슨의 [데드 얼라이브 Brain Dead] (1992)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못 봐서(...). 아오 진짜 [데드 얼라이브] 무삭제 DVD는 언제 정식발매되냐고!! (안될 겁니다, 아마;;)

근작 중에서는 [28일 후 28 Days Later...] (2003)와 [28주 후  28 Weeks Later...] (2007), [새벽의 저주 Dawn of the Dead] (2004), [숀 오브 데드: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2004)를 즐겁게 봤습니다. 이 영화들은 모두 ⓒ 과감한 변화를 택한 신생 좀비물이자 ⓓ 대중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던 좀비영화를 메이저 혹은 대중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린 작품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감각적인 편집과 호쾌무비한 액션을 선보였던 [새벽의 저주]나 영국식 코미디로 승화시킨 [숀 오브 데드]도 좋지만 무엇보다 스토리텔링과 연출, 촬영, 특수효과 면에서 사실 좀비는 등장하지 않지만(!) 新좀비영화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선보이는 [28주 후]를 강력 추천합니다.


5. 이런 '좀비영화는 싫다.
지금 생각나는 작품이라면 [좀비 스트리퍼스 Zombie Strippers] (2008).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좀비 스트리퍼스 Zombie Strippers] (2008). 막연히 말하자면 [좀비 스트리퍼스 Zombie Strippers] (2008). 단 하나의 작품만 꼽자면 [좀비 스트리퍼스 Zombie Strippers] (2008).

웹에서 검색해보면 '다운 받은 시간도 아깝고 하드에 잠시나마 저장해두고 있었다는 게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감상을 남긴 분도 계신데, 전 DVD를 돈 주고 샀죠(...). 조잡한 스토리, 어색하다는 말조차 아까운 배우들의 발연기, [아메리칸 퍼니스트 홈비디오] 수준의 영상, 어설픈 CG 등등 '총체적 병맛'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게다가 한국판 DVD는 80년대의 추억이 떠오를 정도로 마구잡이 가위질로 가뜩이나 안습인 영화를 누더기로 만들어 놨습니다. 더 놀라운 건 그 삭제 장면(대부분 고어 장면)들이 서플먼트엔 고스란히 수록되어 있다는 점(...). [나이트메어] 시리즈에서 프레디 역을 맡았던 로버트 잉글런드와 미국의 포르노스타 제나 제임슨이 출연한다는 점이 아주 약간 위안이 됩니다만, 단지 그뿐입니다.

업계의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우베 볼 감독의 [하우스 오브 데드] (2003)도 강력한 후보입니다만, 저도 아직 보질 못해서(=않아서) 평가는 보류. lezhin님의 [사람잡는영화 : 하우스 오브 데드] 포스팅을 통해 얼마나 개떡같은 영화인지(...) 널리 알려진 상황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6. 세계에 '좀비영화'가 없었다면?
[바이오 해저드] 게임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 [레지던트 이블] 영화화도 없던 일로 → 밀라 요보비치 실업 → 자포자기한 밀라 요보비치 [블루 라군 3] 출연계약 → 월드와이드 개봉 → 콜럼비아/소니 픽쳐스 도산 → [스파이더맨 4], [007] 시리즈 차기작 제작 중단 → [미녀삼총사 3] 판권 워너브라더스에 판매 → 워너브라더스 도산 → 헐리우드 영화사 줄도산 → 미국 은행 재정 악화 → 미국 또다시 금융위기 → 전세계 금융위기로 확대 → 20XX년, 세계는 미증유의 혼란에 휩싸였다...


7. '좀비영화' 이후에는 무엇이?
좀비에로영화.


8. 마치며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간만에 열심히 포스팅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문답은 너무 시일이 지나 쉰내가 나는 관계로 제 선에서 끝내겠습니다.

by Charlie | 2009/11/05 15:59 | 만물잡화고물상 | 트랙백 | 덧글(11)

트랙백 주소 : http://sobnet.egloos.com/tb/511456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dARTH jADE at 2009/11/05 18:17
6번. 신뢰도 120%입니다. 크크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10 11:01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서라도 좀비 영화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진상)
Commented by 곰돌군 at 2009/11/05 18:22
하우스 오브 데드를 않보셨다니. 안타깝군요

13일의 금요일로 시작해서 데드 오어 얼라이브로 진화해서 햄릿으로 끝나는

희대의 망작입니다. 꼭 보시고 저처럼 좌절하실것을 강추!....(...)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10 11:01
안, 안타까운 일이었군요.. 마지막이 햄릿인가!!!
Commented by 조니 at 2009/11/06 00:14
'28주 후' 그렇게 재밌떠? ㅋ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10 11:02
완소 완소 ㅋㅋ
Commented by 바람뫼 at 2009/11/06 14:51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어떻게 어머니와 여친을 구출할까"에 대한 계획 장면을 보며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슉~퍽! 땡! 하는 효과음이 참 적절했죠.

사족이지만 전 귀신꿈은 안 꾸는데 희안하게 좀비꿈은 많이 꿉니다 -ㅂ-;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10 11:06
와우 좀비꿈! 저도 꾸고 싶어요!! @ㅂ@)
ㅋㅋ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진짜 웃긴 영화였죠.
두 콤비가 나오는 [Hot Fuzz 뜨거운 녀석들] (2007)도 추천합니다. ㅎㅎ
Commented by 지기 at 2009/11/09 09:09
역시 완전 재밌게 잘쓴다니깐 ㅋㅋ 28일후보다 28주후가 더 좋았나벼? 근데 나 닉네임바꾼지 함참인데 왜 아직 Zikk로 되있냐 -_-;;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10 11:07
헷갈렸어 ㅋㅋㅋ
난 [28주 후]가 더 좋았음!!
Commented by NONAME at 2009/11/16 09:56
[좀비에로영화]에 대한 기대를 [좀비 스트리퍼]에 걸었다가 실망해 최악입니까, 아니면 좀비에로영화라는 것 자체가 최악이라 최악입니까(......어느 쪽이든 전혀 중요하지 않아)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